편집의 시작과 끝은 어디인가 (1)

입력시간 : 2019-04-09 16:27:54 , 최종수정 : 2019-04-09 16:27:54, 이시우 기자

편집의 시작과 끝은 어디인가 (1)

 

출판밥을 먹은 세월이 오래다보니 심심찮게 후배들의 고민을 듣고 상담을 해주는 경우가 많다. 실무와 관련한 대부분의 질문에는 어렵지 않게 답을 해주지만, 가끔씩 내 자신도 생각의 함정에 빠져 답을 놓치는 질문이 있다. 바로 ‘책을 만들 때 편집자는 어디까지 책임을 지고 일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다. 한 권의 책을 만든다는 것, 대체 시작은 어디이며 끝은 어디일까.

 

치열한 경쟁에 내몰린 편집자들

출판사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통상 편집 3년 차가 되면 책임편집을 맡게 된다. 책임 편집자는 출간이 결정된 도서의 원고를 받는 것을 시작으로 제작을 넘기는 순간까지 편집의

전 과정을 책임진다. 제작 전후로 보도자료를 완성하면 책임 편집자로서의 업무는 끝이 난다. 이 시기에는 한 권 한 권의 필모그래피를 쌓는 것이 그렇게 보람차고 즐거울 수가 없다.

평균적으로 편집 5년 차 정도가 되면 비로소 본격적인 출판기획서를 쓰게 되는데, 이 시점부터 편집자의 역할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또한 편집자들의 고민은 본격적으로 깊어진다. 요구되는 능력과 역할의 범위가 천차만별로 넓어지기 때문이다.

요즘 편집자를 지칭하는 말로 ‘출판 PD’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교정 교열과 제작의 역할에 충실했던 실무 편집자나 책임 편집자들의 역할에서 한발 더 나아가 기획력과 연출력, 마케팅 능력, 홍보력 등 보다 전문적인 능력을 갖춘 출판 전문 프로듀서를 일컫는 말이다. 5년 차를 넘길 즈음이면, 이제 편집자는 출판 PD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좀 더 매력적으로 독자를 사로잡을 수 있는 제목을 생각해야 하고, 경쟁도서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 및 손익분기점을 고민해야 한다. 보도자료는 언론사와 서점 홍보를 넘어 다양한 층위의 독자들을 대상으로 다양하게 변주되어야 하며, 이벤트나 각종 저자 강연회를 위한 기본 콘텐츠와 구성까지 해내야 한다.

 

말이 쉽지, 막상 이 모든 일을 해내는 것은 그야말로 치열한 전투와 같다. 시중에 출간되어 있는, 편집자들을 위한 지침서를 읽어보면 편집자의 역할은 거의 슈퍼맨급이다. 편집실무 과정에서 이미 전문적인 편집 지식은 물론 현장 경험으로만 터득할 수 있는 다양한 능력까지 요구되고 있는데도 말이다. 어디 그뿐인가. 편집자들은 태초부터 그래왔던 것처럼 책 만드는 일에 기쁨과 보람을 느껴야 하고, 책을 통한 문화적 가치의 실현과 창출이라는 본질적인 책임을 늘 잊지 않아야 한다. “아, 보람 따위 됐으니 야근 수당이나 주세요!”라는 말 한 번 시원하게 꺼내보지 못하는 현실. 그러다보니 편집자에게 주어지는 업무의 양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편집자는 편집을 뺀 거의 모든 업무를 담당한다는 자조적인 이야기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는 모두 슈퍼맨이 되거나, 출판 PD 되기 과외를 받거나, 밤을 새워가며 죽도록 일만 해야 하는 걸까?

 


자료제공 : 투데이북스

 

편집자를 위한 출판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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