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일화의 재발견] 제2화 절망의 순간에 찾아오는 진정한 용기

입력시간 : 2019-07-03 14:09:30 , 최종수정 : 2019-07-03 14:09:30, 이시우 기자

[위대한 일화의 재발견] 

제2화 절망의 순간에 찾아오는 진정한 용기

 

절망의 순간에 찾아오는 진정한 용기

(펄 벅과 어머니)

 

미국의 소설가인 펄 벅(Pearl S. Buck, 1892~1973)은 장편소설 《대지》로 미국의 여성 작가 중에서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그녀는 동서양의 갈등을 뛰어넘는 문학을 하고 싶어 했고, 여성과 빈민아동 문제, 인종 문제 등을 아우르는 인권운동가로서도 열정적인 활동을 했다.

 

펄 벅은 미국의 선교사로 중국에 간 아버지를 따라 어린 시절을 중국에서 성장했다. 그러나 중국을 사랑하면서도 그녀는 결국 미국인으로 살아야 했고, 동양과 서양의 문명이 빚어내는 갈등을 진하게 겪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것은 펄 벅 문학의 평생 테마가 되었다.

펄 벅이 어릴 때였다. 마침 그 해에 가뭄이 심했는데, 펄 벅의 아버지는 멀리 선교활동을 떠나고 집을 비웠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 사이에 이상한 소문이 돌았다.

“가뭄이 계속되는 건 신이 분노했기 때문이야. 아무래도 우리 마을에 백인 여자가 살고 있으니 신이 노하신 것 같다!”

 

사람들은 이런 말을 주고받으며 불안해했고, 결국은 펄 벅의 가족 때문에 가뭄이 오래 간다고 믿어버렸다. 그리고 가뭄에 대한 불안이 분노로 변하고, 펄 벅의 가족을 마을에서 몰아내야만 가뭄이 사라질거라는 주장까지 나왔다. 마침내 마을 사람들은 곡괭이, 도끼, 쇠스랑, 몽둥이 등을 들고 펄 벅의 집으로 몰려왔다.

“큰일 났어요! 지금 마을 사람들이 여기로 몰려와요. 얼른 피하세요!”

펄 벅의 가족을 아끼는 이웃 사람이 급하게 달려와 소식을 전했다.

그런데 그 소식을 들은 펄 벅의 어머니는 허둥지둥 도망갈 생각을 하기보다 쉼호흡을 내쉬며 침착하게 말했다.

“집안에 있는 찻잔을 모두 꺼내야겠어요. 맛있는 것도 준비하고 손님들에게 차를 대접해야죠.”

 

펄 벅의 어머니는 손님맞이 할 준비를 서두르며 대문을 활짝 열었다. 집안의 모든 문을 활짝 열고, 부엌에선 찻잔을 준비하고 과일과 케이크를 접시에 담도록 했다. 준비가 끝나가자 어머니는 아이들과 거실에 앉아 평소처럼 바느질감을 꺼내 바느질을 했다. 아이들은 엄마 옆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다.

 

드디어 마을 사람들이 시끄럽게 펄 벅의 집으로 들이닥치더니 몽둥이를 든 사람들이 우르르 거실로 몰려들었다. 그런데 너무나 태연하게 거실에 앉아 있는 펄 벅의 가족을 보고는 몽둥이를 든 사람들이 오히려 어리둥절해졌다. 문이 굳게 잠겨 있어야 몽둥이로 대문을 부수고 들어올 텐데, 그럴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들 잘 오셨어요. 들어와서 앉으세요. 차라도 한 잔 드시지요.”

펄 벅의 어머니는 마을 사람들에게 정중히 인사하며 차를 권했다.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을 번갈아 보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듯 머뭇거렸다. 그러더니 하나 둘씩 차를 마시고 케이크를 먹기 시작했다.

 

그들은 펄 벅의 가족을 마을에서 내쫓기 위해 몰려왔다는 사실을 잊어버린 듯, 이 집의 가족들을 가만히 바라보며 차를 마시고 그냥 돌아갔다. 그리고 그날 밤, 이 마을에는 사람들이 그토록 간절히 기다리던 비가 내렸다. 세월이 지난 뒤에 펄 벅의 어머니는 그날 느꼈던 절망과 두려움에 대해 딸에게 말해주었다.

“그날은 정말…… 도망칠 곳이 없었어. 사람들이 화를 내며 몰려오는데 어디로 도망을 가겠니? 막다른 골목에 서 있는 기분이었지. 그렇게 절망적인 상황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그런 용기가 나지 않았을 거야. 절망 속에서 진정한 용기가 생기는 거란다.”

펄 벅은 어머니의 이 말을 가슴에 새겼다. 그리고 인생을 살아가면서 절망적인 순간을 경험할 때마다 항상 어머니의 그 말을 떠올렸다고 한다.

 

자료제공 : 투데이북스

 

위대한 일화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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