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담 (우종태 저, 예미)

책 소개

저자 소개

목차 / 책 속에서

입력시간 : 2019-10-04 11:14:35 , 최종수정 : 2019-10-04 11:14:35, 이시우 기자




1. 책 소개

 

漢子를 썰면서 세상을 말하다.

 

현직 변호사가 한자의 뜻풀이를 통해 세상을 이야기하는 “글담契談” 을 출간했다.

“글담契談” 은 글자를 뜻하는 글에 대한 담론을 뜻한다.

 

우종태 저자는 변호사로 20여 년 활동해오면서 법과 사회, 경제, 철학에 관하여 많은 공부를 하였지만, 자신을 키우는 공부, 내가 누구인지를 깨닫게 되는 공부, 홀로 만족할 수 있는 공부를 하고 싶었다. 배움을 추구하던 어느 날 한자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는 원시 한자를 만나면서 원시 한자 속에 숨겨진 태초의 욕망이 그림이 되고, 그 그림이 글자가 되어 소리를 담고 수천 년의 세월을 거쳐 언어가 되고 혼이 담기는 과정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 깨달음을 정리하기 시작한 지 10년 만에 이 책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저자는 예리한 시선으로 한자를 썰면서(분석하면서) 하나의 한자漢子가 만들어진 역사적 과정을 확인해서 현대인들이 파악하지 못한 숨은 의미를 찾아냈고, 그 의미를 통해 우리 사회와 세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한자에 대한 잘못된 해석이 어휘에 대한 부정확한 이해로 이어지고 우리를 대충 생각하는 백성으로 만든다고 생각하며, 이 책이 이를 극복하는 작은 시작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2. 저자 소개

 

우종태

 

썰자 우종태는 1964년 서울 노량진에서 출생하였습니다. 어릴 때 집 주변에는 고아원이 있었습니다. 아버지, 어머니와 함께 사는 것이 무척 행복했습니다. 고려대학교 법과대학을 다닐 때에는 전두환 정권이 이끌던 민정당에 끌려가서 맞기도 하였습니다. 그 후 썰자는 변호사가 되었습니다. 남들은 개천에서 용이 났다고 하였는데 썰자는 개천이 너무 좋습니다. 썰자는 지금 부천에서 살고 있는데, 집 주변의 개천에 잉어도 살고 있습니다. 개천의 잉어를 바라보는 지금과 민정당에 끌려가서 맞았을 때를 비교해 봅니다. 세월이 많이 흘렀으니 달라야 하는데, 다를 것이 없습니다. 때리는 사람은 없어졌는데, 다를 것이 없습니다. 개천이 좋고, 산이 좋을 뿐입니다.

 

 

3. 목차

 

내 이름은 BTS, 김남준 12

아빠 없는 하늘 아래 28

아바타, 부활 48

물리적 하나님 62

굴레 벗기 76

95

 

정의로운 법은 없다 108

차라투스트라는 말했다 118

안전하지 않은 나라는 없다 134

무당정치147

니들이 정치를 알어? 156

쫘아쉬 166

조용한 아침의 나라 179

앎, 아름다움 185

사랑하지 말자 194

 

 

4.책 속에서

 

썰자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제사와 차례를 드리지 않고 있습니다. 제사는 신령이나 죽은 사람의 넋에게 음식을 바치는 밤에 하는 의식이고, 차례는 조상에게 차를 바치는 낮에 하는 행사입니다. 돌아가신 후의 장례를 옛날 법도대로 한다면 염습을 하고 발인제를 드리고, 하관하기에 앞서서 제례를 올리고, 봉분을 만든 후 제사를 올려야 합니다. 초 상이지요. 초상을 치른 후 집안에 제청을 만들어 매일 상 식 올리기를 3년 동안 하여야 합니다. 3년 상 이지요. 3년 동안 상복을 입어야 하고, 술과 고기를 먹을 수 없으며, 성행위를 해서도 아니 됩니다. 직장도 그만두어야 했지요. 요즘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나요? 썰자는 아버지를 화장으로 모셨으니 발인제로 상례를 마쳤습니다. 더 이상의 상례를 썰자의 머리로는 할 수가 없었습니다. 썰자가 왜 할 수 없다고 하는지, 썰자의 뇌주름에 새겨진 잡지식을 공개하겠습니다.

(아빠 없는 하늘 아래 p28~29)

 

조금 낯설겠지만, 예수에 버금가는 부활의 주인공을 소개하겠습니다. 예수 외에 부활의 전설을 갖고 있는 역사적인 인물로는 불교 선종의 창시자인 달마가 있습니다. 인도에서 태어난 달마는 동쪽의 중국으로 건너와 소림사에서 9년간 면벽 수련을 한 끝에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이라는 영화가 국제영화제에서 각종 상을 받으며 많은 사람의 이목을 끌었는데, 영화를 통하여는 달마가 왜 동쪽으로 갔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제목에 낚였습니다. 사실 달마가 실존했었는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으니 달마가 동쪽으로 간 이유를 어떻게 알겠습니까. 하여튼, 달마에 관한 전설에 의하면 달마의 깨달음은 혜가가 물려받았습니다.

혜가는 달마의 가르침을 받기 위하여 달마 앞에서 자신의 왼팔을 잘라 흐르는 피로 달마 앞에 있는 하얀 눈을 붉게 물들여 달마를 감동시켰다고 합니다. 엽기적이지요. 면벽하여 깨달은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이기에 팔을 자르면서까지 배움에 집착하였을까요? 집착과 깨달음은 상극입니다. 깨달음은 스스로 깨우칠 뿐 배우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여튼, 가르침을 받기 위하여 팔을 잘라 외팔이가 된 혜가. 그를 존경하는 소림사의 승려들은 지금도 합장을 할 때 외팔이처럼 한 손만 들어 올립니다.

(아바타, 부활 p49~50)

 

나이 중심의 서열문화가 있으면 선배와 후배는 서로 함부로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동년배를 만나면 쉽게 말을 트고, 친구로 지내게 됩니다. 그런데 친구를 親舊친구라고 쓰는 것이 맞지요? 말을 트는 관계가 친구인지, 親舊친구의 親을 썰어보겠습니다. 의 금문 을 썰어보면, 감옥에 갇혀 형벌을 받는 죄인을 표현한 亲 에 죄인의 가족이 찾아와서 보는 모습을 표현한 見 이 더해졌습니다. 형벌을 받는 모습은 고난에 처한 대표적인 모습입니다. 병에 걸려서 어려운 모습과 궁핍하여 어려운 모습도 이 담고 있다고 봅니다. 을 ‘보다’라는 뜻으로 흔히 알고 있는데, 은 적극적으로 다가와 살펴보는 것을 뜻합니다. 그러니 은 고난에 처한 가족이나 친구를 찾아가서 돌보는 모습입니다. 썰자가 고난에 처했을 때가 있었습니다. 경사에는 축의금만 보내도 된다고 하지만, 슬픈 애사에는 반드시 찾아가 살펴보아야 했다고 배웠습니다. (굴레 벗기 p87~88)

 

을 썰어보겠습니다. 法은 물을 뜻하는 氵수와 ‘사라지다’는 의미의 去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물속으로 사라진다는 뜻이 되는데, 물속으로 사람이 사라지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죽이는 것입니다. 法의 이체자 灋은 法에 상상 속의 동물인 해태를 뜻하는 廌를 더한 글자입니다. 해태는 산에 사는 소를 닮은 짐승으로 뿔이 하나 있습니다. 해태 앞에 심판받을 두 사람을 놓으면 해태가 정직하지 않은 사람을 들이받아 물에 처넣었다고 합니다. 灋법은 해태를 신으로 삼아 마녀사냥 하듯 사람을 죽이는 잔혹함이 담긴 글자입니다. 강희자전에는 法법은 일정한 한계를 두고 핍박逼迫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法법은 권력자가 민중을 핍박하며 지배하는 수단입니다. 지배당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나 복종은 선택입니다. 法에 대한 복종도 선택입니다.

(정의로운 법은 없다 p109~110)

 

썰자는 정의롭지도, 안전하지도 않은 대한민국에서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헬조선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 땅을 떠나 이민을 갈 생각은 추호도 없습니다. 아무리 미덥지 못하다고 하더라도 조선, 대한민국은 우리 민족의 울타리가 되는 성벽이었고, 성벽입니다. 성벽 안에서의 삶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하여 성벽을 부수고 원시 자연의 상태로 돌아갈 수는 없습니다. 어떤 나라든 모습은 다르지만 대한민국이 가진 만큼의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라는 성벽이 지켜준 문화 속에서 우리 민족은 살아남았고, 조상의 얼이 깃든 언어로 대화하고 사색하며 우리의 얼이 성숙하였습니다. 성벽이 무너지면 언어는 사라집니다. 언어가 없는 얼을 생각할 수 없습니다. 언어의 틀을 부수는 선승들의 수행도 결국은 언어로 깨달음을 전합니다. 대한민국이 있기에 우리의 언어가 지켜졌습니다. 언어가 얼이라고 생각하는 썰자에게 대한민국은 얼의 울타리입니다.

(안전하지 않은 나라는 없다 p143-144)

 

차별적 신분 질서에 반대하는 문화혁명 때의 홍위병들에게 공자는 적이었습니다. 그들은 공자의 묘까지 파헤치면서 공자를 역사 속에서 말살하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중국에는 또다시 전제군주인 천자가 나타나려고 하고 있습니다. 무례한 귀족의 자제들을 교화하는 덕목인 공자의 仁인은 새로운 천자를 맞이하는 중국 인민들에게 ‘네 꼬라지를 알고 찌그러져 있어’라는 억압과 세뇌의 수단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仁인의 쓰임새가 바뀌었지만 반민중적이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의 대학생에게 공자를 물으니 조심스럽게 ‘공자는 쫘아쉬诈尸’라고 했습니다. 공자의 가르침은 후대의 가필에 힘입어 소중한 인류문화유산이 되었지만, 부활하는 공자는 중국인들에게 ‘네 꼬라지를 알고 찌그러져 있어.’라고 말하는 개-쫘아쉬라는 생각이 듭니다.

(쫘아쉬 p170)

 

‘morning calm’을 어떤 이는 조용한 아침이라고 하고, 어떤 이는 고요한 아침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썰자에게는 조용함과 고요함이 같은 말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교실의 떠드는 아이들에게 조용히 하라고 소리치는 사람은 흔해도, 고요히 하라고 소리치는 사람은 본 적이 없습니다. ‘조용‘은 操踊조용이라고 씁니다. 操는 많은 새가 나무에 앉아 우는 모습을 담은 喿와 ‘조절하다’라는 의미로 더해진 손을 상형한 扌로 썰립니다. 시끄럽던 상황이 조절되어 조용해졌음을 뜻합니다. 踊은 골목길을 뜻하는 甬에 발을 상형한 足족을 더하여 골목길에서 뛰어다니는 모습입니다. 甬은 본래 나무로 만든 ‘통’인데 가차되어 ‘길’의 의미로 쓰이게 되자 나무통을 가리키는 글자로 桶이 만들어졌습니다. 操踊조용은 골목길을 뛰어다니는 아이들과 나무에 모여 울어대는 새들을 조절하여 조용하게 한다는 뜻입니다. (조용한 아침의 나라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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