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의 마음 (소진수 지음, S Family)



책 소개


『처음의 마음』은 ‘처음’이라는 단어가 가진 설렘보다, 그 마음을 끝까지 품고 살아가는 일의 어려움과 아름다움에 관해 이야기하는 산문집이다. 우리는 매일 새로운 시작을 꿈꾸지만, 정작 삶을 바꾸는 것은 거창한 첫 순간이 아니라, 반복되는 선택 속에서도 사라지지 않는 태도임을 이 책은 조용히 증명한다.

 

저자는 오래 함께한 시간, 몇 번이고 다시 찾은 장소, 쉽게 놓지 않은 취미와 마음을 기억한다. 이 책에 담긴 ‘처음’은 성공의 출발선이 아니다. 대신 망설임의 순간, 포기하고 싶었던 밤. 다시 마음을 다잡아야 했던 새벽에 가깝다. 공무원으로 일하며 행정실에서 보낸 시간, 사서교사를 꿈꾸며 늦은 나이에 다시 공부를 시작한 날들. 책을 만들겠다고 마음먹고 수익과 효율보다 의미를 택했던 선택들. 그 모든 순간마다 저자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나는 아직 처음의 마음을 기억하고 있을까?”

『처음의 마음』은 잘 해내는 사람의 이야기라기보다, 흔들리면서도 계속 가는 사람의 이야기다. 이 책은 어떤 결론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독자 각자가 자신의 ‘처음’을 떠올릴 수 있도록 여백을 남긴다. 처음 좋아했던 일, 처음 품었던 꿈, 처음 누군가를 응원하던 마음, 아직 포기하지 않은 무언가. 저자의 문장은 독자의 기억을 자극하는 작은 질문처럼 다가온다.

 

이 책은 기록의 힘에 대해 말한다. 대단하지 않아도 적어 두는 일. 성취가 없어도 남겨 두는 마음. 결과보다 과정에 이름을 붙이는 태도. 저자에게 글쓰기는 자신을 증명하는 수단이 아니라 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방법이다. 『처음의 마음』은 에세이이면서도 일기 같고, 고백이면서도 다짐처럼 읽힌다.

 

무언가를 막 시작한 사람에게도, 이미 오래 걸어온 사람에게도 이 책은 다르게 다가간다. 이제 막 출발선에 선 이에게는 방향을, 지친 이에게는 속도를 낮출 용기를 건넨다.



저자 소개


소진수(1985 ~ )

 

따뜻한 글을 쓰고, 시원한 사진을 찍습니다. 크고 작은 다양한 책을 만듭니다. 학교 행정실에서 근무하는 사서교사 지망생입니다.



목차


Ⅰ. 설레는 시작의 순간

 

첫사랑이 생각나는 밤

별의 순간(Sternstunde)

두 보물

자기만의 방

청와대 방문

보험왕, 공노비 되다

 


Ⅱ. 일의 기쁨과 슬픔

 

면접 100% 합격 비결

여주에서 시작된 소중한 인연

한 달 일하고 이만큼 받는다니 완전 럭키비키잖아!

전복죽과 A4 용지에 담긴 온기

새로운 시작, 함께 걷는 길

사람은 자기의 세계를 넓혀준 사람을 잊지 못한다

학생들과 함께, 마을 속으로 한 걸음 더

2014. 4. 16. 그날 이후의 봄

오늘도 나는 하지 말라는 것만 골라서 한다

다시, 덕양

 


Ⅲ. 글, 사진, 사람

 

독산동의 봄, 목련상점

사진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었다

책의 얼굴, 디자인의 온도

여행처럼 쓰고, 편지같이 나누다

우연이라는 이름의 필연

진해, 로맨틱, 성공적

“고모 다음에 또 올게요.”

'산타는 없다'라는 서연이에게

 


Ⅳ. 책이 열어준 새로운 세계

 

북페어 어디까지 가봤니?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제주도 책운동회, 파주도 스몰테이블

바라왔던 해외 진출

“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작은 책, 긴 여정의 시작

서울의 중심에서 부스를 꾸리는 상상

성소수자는 아니지만 퀴어 축제는 참가하고 싶어

꿈의 무대 – 언리미티드 북페어

책과 함께 – 제주 북케이션 위크

행정실에서 학교도서관으로 한 걸음

어느 만학도의 이중생활

 

맺음말

고통의 터널을 통과 중인 당신에게



책 속으로


천제연 폭포를 지나 선임교를 중간쯤 건너는 순간, 바람에 실려 오는 향기가 내 결정에 확신을 줬다. 멀리서 주황색 별들이 마구마구 자태를 뽐내며 반짝이고 있었다. 귤빛 은하수였다.

- p. 14

 

서은국 교수의 『행복의 기원』에 나온 것처럼 ‘행복은 좋아하는 사람과 맛있는 밥을 함께 먹는 것’이 아닐까? ‘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I am what I eat.)’라는 말처럼, ‘내가 만나는 사람이 내 삶’이다.

- p. 42

 

첫 도전에 만족할 만한 성취를 이루지 못할 수도 있다. 어쩌면 그게 당연한 건지도 모른다. 중요한 건 작은 성공을 거두든 큰 실패에 맞닥뜨리든, 믿고 지켜봐 주는 사람의 존재다. 누군가에게 나도 그런 어른이 되고 싶다. 

- p. 57~58

 

봉사는 나보다 약한 사람을 돕는 선행이 아니다.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하게 만드는 작은 움직임이다. 덕양중의 평화봉사는 그 철학을 실천하며 학생들뿐만 아니라 나에게도 ‘공감’과 ‘실천’의 의미를 알려 줬다.

- p. 65

 

예전에는 사진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었다. 지금은 그 사진을 덕분에 내 삶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팍팍한 현실에서도 책을 만드는 시간만큼은 가장 나다워질 수 있다.

 

앞으로의 날들이 기대된다. 아직 만들지 않은 책들이 있고, 아직 가보지 못한 도시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아직 만나지 못한 독자들이 있다.

- p. 92

 

행복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한다. 첫째로 내가 스스로 선택한다는 '자율성'. 둘째로 배워가면서 더 나아졌다고 느끼는 '성취감'. 마지막으로 마음 맞는 사람이 나를 알아주는 '연결감'.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스스로 책 만들기를 선택했다. 작가, 디자이너와 협업해서 책을 완성하고, 그걸 매개로 사람들을 만나는 일. 요즘 내가 느끼는 행복은 바로 여기서 비롯된다.

p. 104




추천사


방금 갓 뜯어 씻은 상추처럼 신선하고 친숙한 우리 시대 젊은이들의 인생 이야기. 9급 공무원으로 시작해 청춘의 희로애락으로 이어지는 생생한 서울살이의 현실이지만, 그 속의 이야기는 너무나 유쾌하고 어느 때보다 밝은 빛으로 펼쳐지는 책이다. - 소설가 곽재식

 

우리 모두에게 한 번쯤 있었을 첫 경험 - 김나현(작가)

 

소진수 작가의 ‘첫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어렴풋이 그를 처음 만났을 때가 떠올랐다. 글쓰기 강의에서 만난 그는 누구보다 책을 출간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고, 직접 출판사를 만들어 자신의 책을 출간하며 꿈을 현실로 만들어 갔다.

 

그가 두 번째 책을 출간한다. 추천사를 써 달라는 부탁을 받고 부지런히 글을 쓰려고 했으나 하루 이틀 자꾸만 미뤄졌다. 빨리 읽고 싶은 마음과 달리 후루룩 읽어 나가지 못한 이유는, 모든 글의 끝에 나의 ‘첫 경험’이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금목서의 이야기를 읽다 보니 처음 천리향의 향기를 맡았을 때가 떠올랐고, 조카가 처음 태어난 순간의 걱정과 설렘이 뒤섞인 마음자리를 따라가다 보면, 아이를 낳고 키우며 겪은 위기와 행복의  처음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이유는 무얼까? 그만큼 첫 경험이 남기는 감정이 강렬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곧 익숙해 지면서 처음의 떨림과 설렘은 조금씩 빛이 바래진다. 모든 것이 새롭고 싱그러웠던 그 시절이 문득 그리워지는 까닭은, 그때의 생기 넘쳤던 나를 다시 만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소진수 작가의 글을 읽다 보면, 지금 내가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던 것들의 ‘첫 순간’을 다시 만나게 된다. 그리고 많은 것이 익숙해진 지금이 내가 얼마나 바라고 소망했던 소중한 날인지 깨닫게 되고, 지금 이 순간을 감사하는 마음이 차오른다. 작가의 유머가 녹아든 글을 읽으며 즐거움을 느끼는 것은 덤이다.

 

권태로운 삶 속에서 지루한 날들을 보내고 있는 이에게, 삶에 다시금 생기를 불어넣어 줄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순간이 함께 떠올랐다. 교행 시험을 앞두고 살을 빼기 위해 복싱까지 다녔던 그의 간절함이 담긴 이야기를 끝자락에서 매일 볼펜 한 자루씩 쓰면서 임용시험을 준비했던 나의 간절함도 함께 떠올랐다.

작성 2026.02.05 14:54 수정 2026.02.05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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