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다윤 시인] 할머니의 인심은 눈으로 내리고...

이시우 기자

작성 2020.02.19 14:41 수정 2020.02.19 14:41

할머니의 인심은 눈으로 내리고...

 

한티역 5번 출구 앞

도곡 재래시장 입구에는

아침부터 버스에서

시달려온 올망졸망한

고추, 양파, 상추, 시금치가

아직 잠이 덜깬 얼굴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푸성귀를 다듬는

할머니의 손 마디, 마디에는

세월의 자국이

군데군데 굳은살로 박혀있고

손바닥은 오랜 시간에 아픔처럼 지워졌는지

손금이 없다

 

장사가 예전같지 않아도

기어코 덤으로

나물들을 한 움큼 더 집어준다

할머니의 후덕한 인심에 반해

콩나물 한 단 더 샀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할머니의 인심처럼

눈이 내린다.


자료제공 : 도서출판 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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