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는 설득과 소통의 달인 (4)

이시우 기자

작성 2020.06.24 15:26 수정 2020.06.24 15:26

설득하고 싶은 상대보다 더 많이 준비하라

어려운 제안을 해야 하거나 상대가 싫어하는 일을 부탁해야 할 때는 어떻게 대화를 이끌어야 할까? 적절한 비유나 사례를 든다, 데이터를 동원해서 이해시킨다, 상대가 거절할

수 없을 매력적인 제안을 한다 등등 사실 상대와 처한 상황에 따라 대처법이 아주 다양하다. 문제는 본인의 설득하고 자 하는 의지다. 내 의견이나 제안을 상대가 받아들이든 말든 상관없는 일이 아니라면, 어떻게 하면 될지 많이 고민하고 많이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기획안 좀 검토해 주십시오.”

신간 기획안을 한번에 오케이 받는다면 기분 좋은 일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미진한 부분을 지적받거나 몇 가지 질문을 받게 마련이다. 생각은 했지만 기획안에 넣지 못한 내용일 수도 있고, 생각조차 못했던 것일 수도 있다. 나 역시 그런 질문을 곧잘 하는 편인데, 기획 당시 모든 것이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모르지 않는다는 전제는 있다.

문제는 생각조차 못한 질문을 받은 후 담당자의 반응이다. 이제까지 조사한 것에 따르면 이러이러할 것으로 여겨지며, 보다 자세한 것은 보강해 보겠다는 대답이면 아주 훌륭하다. 설령 탐탁지 않게 느꼈던 기획안도 마음의 벽을 한 계단 낮추는 데는 성공이다. 반대로 난데없는 질문에 당황하여 우물쭈물하면서 횡설수설 두서없는 대답을 하는 경우에 는 기획안에 대한 호감도가 떨어지게 된다. 만약 출간하기에 탐탁지 않게 여겨지는 주제라면 두말할 필요도 없다.

만일의 경우까지 다 대비한 만반의 준비를 완벽하게 하라는 게 아니다. 적어도 소통의 주제나 설득하려는 사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은 확실히 정리해 놓고 대화에 임해야 한다는 말이다. 가끔 대화를 하면서 한 자리에서 여러 번 자기 생각을 바꾸는 사람들을 보게 되는데,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자기 생각이 없고 귀가 얇은 사람 또는 준비성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선입견을 갖게 된다.

자기 의견을 확실하게 정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내 의견을 들어야 할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습관을 갖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다. 단순히 개인적인 입장이 아닌, 상대방이 직책상, 상황상 긍정적으로 생각할 부분과 걱정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할 부분이 무엇이고, 어떤 점이 궁금할까 하는 것에 대한 이해와 연구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내가 아닌 상대 즉 저자나 역자의 입장, 편집장의 입장, 대표의 입장, 디자이너의 입장, 번역자의 입장, 에이전트의 입장, 영업자의 입장 등등 우리가 업무상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은 저마다 각기 다른 입장과 상황에 있다. 때문에 이에 대한 고민과 연구를 하는 일은 아주 힘들 수도 있고, 마치 스릴 넘치는 서바이벌 심리전을 하는 듯한 묘미가 있을 수도 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다. 어차피 우리가 사는 이세상은 서로 소통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왕이면 즐겁고 유익한 대화, 설득하면서도 행복하고 설득 당하면서도 행복한 대화를 해나가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자료제공 : 투데이북스

 

편집자를 위한 출판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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