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소개>
동서문학회 노기화외 93명 동인
<차례>
시|
김소나 김순희 김영애 김은미 김응혜 김효정 박경자 박선희 박인숙 박주영 성영희 손영미
원기자 윤경예 윤은진 이길우 이숙희 이월순 이진 이타린 정숙 정연희 정영미 조수선 최경심 최분임 최지온 추영희 한명숙 한명희 홍성남 홍숙영 황현숙
수필|
강미애 강이정 고옥란 김경희 김민하 김선자 김소윤 김정심 김창희 노기화 박경옥 박상분
박소언 박순자 박애자 서정화 석성득 성윤숙 송주형 신현임 안노라 안해영 오미향 윤영순
이갑순 이광순 이상수 이영옥 장보민 정지우 조현숙 차갑수 최선자 추경선
동시|
김두례 김성녀 김윤옥 마윤일 박민정 오성순 이진숙 유영희 전자윤 정미경 정명희 조계향
주미선
동화|
김주은 신수나 송방순 이창민
소설|
구자인혜 김미희 김선영 김은정 유정아 이병숙 전이영 정이수 현정원
<책속으로>
내 잘못이 아니어도
죄인처럼 머리를 숙여야 했던
어제의 분노가 관절을 빠져나간다
고집불통처럼 끈질기게 따라붙던
통증이 멈추고 걸음걸이도 가벼워진다
숲의 품에 들어
조용히 숨고르기 하다 보면
한발 두발 흔적 남길 때마다
내 안의 불순물이 날아간다
짊어진 삶의 무게를 내려놓는다
눈에 담는 풍경마다
속삭이듯 말을 걸어오고
상처 난 마음에 새살 돋는 듯하다
- 한명숙 「산길을 걷다」 中
인생이 그러하듯이, 결혼이야말로 빛과 어둠이 공존한다. 결혼은 밖에서 보는 사람에게는 천 개의 빛나는 거울이지만 안에 있는 사람에게는 천 개의 조각들이 아슬아슬하게 이어진 거울이다. 결혼은 이제 행복을 위한 유일한 선택도, 사랑의 자명한 진리를 보여주는 제도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두 사람이 함께 살아 있음의 기쁨을 누려야 한다는 것….
6년 전, 군에서 전역한 큰아들을 위해 조촐한 가족 모임을 하던 날이었다. 몸과 마음이 힘들 때, 가족은 자신에게 깊은 위로가 되는 존재였다며 잘 키워주셔서 감사하다고 나를 꼭 안아주었다. 부모로서 그 마음이 진심으로 고마웠다. 이제 그 아들이 결혼하겠다고 한다. 새로운 가족을 만들려는 것이다. 기쁘고 대견하다.
사람 人,
같이 기대어 살고 싶은 사람과 서로 지지하고 격려하며 오래도록 그 행복이 이어지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강미애 「결혼을 위하여」 中
나는 똑같은 수술복과 두건을 쓰고 똑같은 얼굴, 심지어 똑같이 포니테일로 묶은 머리스타일의 여러 의체들이 똑같은 목소리로 나를 비아냥거리는 소리를 듣고만 있었다. 그들에게 니들이 하는 말이 내 귀에 정확히 다 들린다고 말을 해야 할까 하다 체념한다. 그들도 내 귀가 정상적이고 교체하지 않은 것 중의 하나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듣는 사람 입장 의 배려가 없다. 거르지 않고 하고 말들을 해댄다. 왜 그들에게 말을 하게 만들었을까. 수술 후에 의료조합에 입을 열지 못하도록 건의해봐야겠다.
의체들을 보면서 마치 어릴 때 읽은 걸리버 여행기 동화책 속의 인물들이 되살아난 것만 같았다. 나는 내 몸의 장기들을 하나씩 교체하는 그들에게 내 몸 하나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말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장기들을 교체하고 수선하고 메뉴얼대로 스캔하면서 고장 난 자가용의 부속품을 교체하듯 그들의 기계적인 움직임이 일상이 된 행동들을 살피며 눈만 바삐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메뉴얼에 없는 내 부탁조는 그들에게 비아냥거리니 소통이란 것을 시도하는 짓은 포기했다.
장기들을 교체하는 동안 국소마취가 안 되는 내 체질에도 고통을 느끼지 않았고 다행히 나는 말을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마치 기계 부품을 처리하듯 하는 인간미가 없는 그들의 행위 하나하나에 인간만이 느끼는 고통, 슬픔이 떠나지 않는다.
장기들을 교체하는 동안에도 내 고통지수를 확인하며 마약을 주사하고 있다. 아직까지 등에서부터 척추, 갈비뼈, 엉치뼈의 고통은 느껴진다. 어쩌면 내 몸의 뼈들을 교체할 수 있다면 간단할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장기와 뇌를 바꿀 수는 있어도 몸의 뼈는 교체하지 않는 감가상각비를 계산한 아이러니가 슬픔과 함께 그나마 종양덩어리인 뼈라도 내 뼈로 남을 수 있다는 안도감을 느꼈다.
-전이영 「유통기한」 中
<책소개>
삶의 향기 동서문학회 91명의 동인이 시56편, 수필34편, 동시21편, 동화4편, 짧은소설 9편의 작품과 함께 (주)동서식품 이광복사장의 축하글도 실었다.
<출판사서평>
삶의향기 동서문학상은 (주)동서식품에서 주최하는 기업이 주최하는 유일한 문학 행사다. 제15회까지 동서문학상을 수상한 수상자들의 모임인 동서문학회는 매년 동인들이 참여하여 문학지를 만든다.
여성들만을 대상으로 한 삶의 향기 동서문학상은 30년의 전통을 가진 행사로 많은 작가를 배출하였다. 또 지속적인 문학활동을 통하여 하나가 되어 어려운 시기를 함께 이겨 나가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삶의 모든 순간에 서로의 풍경이 되어주는 문학은 누군가에게 손잡이가 되어줄 거라는 믿음이 있다. 사회적으로 불안하고 어려운 시대에 문학의 힘이 서로에게 위안이 되는 작품성이 뛰어난 작품들이 수록되었다.
동서문학상을 통해 문학회와 인연을 맺게 된 문학인들은 함께 글을 읽고 토론하고 글 속에서 문학인만이 느낄 수 있는 감성을 공유하는 내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