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이란 어떤 일인가? (1)

두 해 전인 것 같다. 한 출판사의 대표께서 사죄의 말씀을 발표했다. 새로 낸 책이 여러 오류를 범한 채 출간되었고, 이는 편집 과정의 기본과 원칙에 충실하지 못한, 편집 작업의 실패로서 달리 변명의 여지가 없으므로, 초판 1, 2쇄본을 전량 수거한다는 내용이었다. 대형 저자의 신간이었던 만큼 발행 부수도 적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당장 서점으로 달려갔다. 초판 1쇄본이 남아 있기를 바라면서. 하지만 결국 손에 넣은 것은 4쇄본이었다. 정오표에는 연도 오기를 비롯한 오류가 수정되어 있었다. 출판사 에스엔에스의 해당 게시물에 독자들의 응원과 감사의 말이 이어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처럼 괴로운 이야기를 꺼내 보는 까닭은 이 일화가 출판사와 독자와 저자와 편집자가 함께 만나는 중요한 지점이 바로 텍스트라는 사실을 엄중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출판물의 원재료는 텍스트다. (좋은) 원재료를 () 다듬어야 (좋은) 결과물이 나올 것이다. 편집 과정에서 편집자의 업무는 이 원재료로부터 떨어져 있는 법이 없다. 그러니 편집자가 텍스트를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는 것은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했거나 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러면 좋은 책 이 나올 수 없다. 좋지 않은 책은 독자를 실망시킨다. 독자를 실망시켜서 책에서 멀어지게 하는 책은 좋은 책이 아니다.

편집 과정에서 이 원재료, 텍스트를 다루는 일이 바로 편집자의 일이며, 그것이 교정’(校訂)이다. 이 작업은 결코 단 순한작업이 아니다(“편집자가 교정이나 하고……와 같은 말은 없다). 편집자는 원고와만 대면하고 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그의 곁에는 저 과거로부터 원고를 써 온 저 작자가, 저 미래에 이 책을 읽을 독자가 함께한다. 수익이나 비용, 일정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핸디캡과 함께. 그들과 함께 주거니 받거니 하여, 왼쪽 상단에서 시작되어 우측 하단까지 이어지고, 다시 왼쪽 상단에서 시작되어 우측 하단까지, 쪽을 넘기며 이어지고 또 이어지는 문자의 선을 제한된 크기의 판면에 겹쳐 쌓고, 그 문자가 담은 내용과 연관된 자료들, 그러니까 사진이나 그림이나 주석이나 또는 장 제목이나 쪽수 등으로 이루어진 면주 등을 이용자의 편의에 맞게 구성하는 일 등을 반복하여 마지막 쪽에 다다르며 책의 꼴을 완성하는 물리적인 일을 떼려야 뗄 수 없이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다. 원고는 거기에 있다. 내용과 형식이 하나를 이루며 공정의 처음부터 끝까지. 그리고 마침내 합당한 체계를 이루고 책으로 고정되어 독자에게 간다


자료제공 투데이북스

 

편집자를 위한 출판수업

이시우 기자
작성 2021.09.09 15:18 수정 2021.09.09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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