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초기대응 방법
현재 한국의 도로를 차나 도보로 이용하는 것은 결국 교통사고의 위험과 함께 하는 것이다. 2019년을 기준으로 경찰에 신고 또는 보고된 교통사고 건수는 229,600건, 부상자 수는 341,712명에 이른다. 이는 경찰에 신고, 보고된 건이므로, 경찰에 보고되지 않는 경미한 사고가 최소한 이보다 많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 국민 80명 중 한 사람은 올해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그런데 사고들, 그중에서도 경미한 사고의 경우, 초기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하여 이후 손해배상을 받는 데 불리한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교통사고를 당하고 필자를 찾아오는 사람들 중에서는 당연히 알 것이라 생각되는 초기대응을 하지 못하여 제대로 된 보상을 받는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이에 자동차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초기대응에 대하여, 사람들이 간과하기 쉬운 내용을 중심으로 간략하게 설명하려 한다.
1. 사고 후 조치를 한다
우선 사고로 인해 부상자가 발생한 경우 119에 신고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당황한다 해도 이러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도로교통법 제54조 사고 후 미조치 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 흔히 있는 경우는, 사고 후 피해자가 그냥 가버리거나(특히 아이들의 경우), 얼핏 보아도 문제가 없고 본인도 괜찮다고 하여 조치 없이 자리를 뜨는 경우이다. 2017년에, 자전거를 타고 가는 소년을 차로 들이받은 후 아이에게 물어봐도 계속 괜찮다고 하여 자리를 뜬 것이 사고 후 미조치로 인정되어 3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례가 있다. 이렇듯 억울할 수 있는 사례를 방지하려면, 본인이 괜찮다고 하는 경우에도 외관상 상해가 목격되면 무조건 119에 신고하는 것이 좋고, 그렇지 않더라도 이동 전에 최소한 명함이나 전화번호 등을 주는 것이 안전하다.
그리고 차량 이동에 대해 질문하는 경우가 많다. 자주 발생하는 후미 추돌사고나 다툼이 없는 사고의 경우에는 핸드폰으로 사고 장소와 주변 도로를 찍고, 갓길 등으로 차량을 이동시켜도 된다. 이동하였건 하지 않았건 차량에 비상등을 켜고, 후미에 삼각대 등을 설치하는 것이 좋다. 사고가 크게 났거나 고속도로 등의 사고여서 견인이 필요한 경우에는, 최대한 보험회사의 ‘현장출동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고, 그 후에는 한국도로공사의 견인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만약 사설 견인 차량(흔히 ‘렉카’라고 한다)이 제대로 된 설명 없이 견인동의서를 제시하면서 차량을 매달 경우에는 거부하는 것이 좋다. 만약 사설 견인 차량을 이용할 경우에는, 미리 요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필수이다.
2. 보험사와 경찰에 신고한다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중앙선 침범 같은 중대한 12가지 과실이나 사망 등이 발생한 경우가 아니라면,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한 운전자에게는 형사처벌이 면제된다. 이에 크지 않은 사고의 경우에는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보험사를 불러 처리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실제로 경찰을 부르지 않은 경우라 해도, 이후 분쟁이 생긴 후 신고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러나 필자의 경험상, 되도록 경찰에 신고하는 것을 권한다. 그 이유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사고가 났을 때 과실에 대해 큰 다툼이 없는 것으로 보였으나 이후에 다툼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진이나 영상 등으로 제대로 사고의 과실에 대하여 입증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경찰에 바로 신고할 경우 문제될 여지가 적다. 그리고 큰 문제로, 사고가 날 당시에 종합보험인 줄 알고 치료를 받았는데 이후에 책임보험임이 밝혀져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보험사가 아닌 피해자를 찾아야 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가해자의 연락처나 이름도 알지 못하여 손해배상을 받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고, 개인정보이기에 보험사를 통하여 이를 제공받는 것도 번거로운 경우들이 많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 신체에 부상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면 되도록 경찰에 바로 신고하는 것을 추천한다. 만약 경찰에 신고하지 않는다면, 적어도 상대방의 연락처와 이름 정도는 알아두어야 한다.
3. 병원 치료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받는다
교통사고 피해자는 전국의 모든 병원과 한의원에 갈 수 있다. 그래서 근래 한의원에 우선 내원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그런데 필자의 경험상, 처음에는 한의원이 아닌 정형외과 전문병원 등의 병원, 그리고 대학병원이 아닌 곳을 가는 곳이 좋다. 그 이유는 사고 직후에는 부상의 정도를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고, 며칠을 거치면서 통증이 비로소 느껴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경우 엑스레이와 MRI 등을 통하여 정밀한 검진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대로 된 진단을 할 수 있는 정형외과 병원 등이 추천되고, 한의원을 간다면 이러한 진단 기구 등을 구비하고 있는 한방병원에 가야 한다. 만약 현재 아픈 곳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여 바로 한의원에 내원하여 침 맞고 약을 먹었다가는, 이후 부상 발견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고 이미 너무 오래 시간이 흘러버려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
그리고 병원에 처음 내원했을 때는, 조금이라도 아픈 부위가 있다면 확실히 이야기하여야 한다. 처음에 정신이 없어서 가장 아픈 부위만 이야기해서 치료를 받다가 나중에 다른 곳의 통증을 발견해도, 과연 사고로 인하여 생긴 부상인지 의심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추(목)과 요추(허리)에 모두 통증이 생겼는데, 초반에 경추(목)의 통증만 호소했다는 이유로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한 경우들을 종종 보았다. 그리고 치료를 조금 받은 뒤에 통증이 남아 있다면, MRI를 비롯한 진단을 적극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4. 빠른 합의는 하지 않는다
일부 사람들을 보면 합의금을 높이기 위해 일부러 입원하는 경우도 있는데, 입원 여부가 반드시 부상 정도와 비례하는 것은 아니므로, 굳이 크게 아프지 않은데 입원할 필요는 없다. 다만 입원하지 않고 통원치료를 하는 경우 경미하다고 보아 보험사에서 빠르게 합의하려 하는 경우가 있는데, 합의를 서둘러 하는 것은 좋지 않다. 우선 처음에는 없던 통증이 이후에 발견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고, 합의금의 측면에서도 빠른 합의가 유리하지 않기 때문이다. 때로 보험회사 직원들이 ‘빠르게 합의할 경우 더 줄 수 있다.’는 식으로 합의를 요구하는 경우가 있으나 충분히 치료받은 후에도 합의금이 크게 줄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
이상 교통사고 이후 초기대응에 대하여 간략히 설명하였다. 상대방이 책임보험에만 가입한 경우 대응, 상대방이 중대 과실에 해당하여 형사 책임을 지는 경우 어느 선에서 어떻게 합의하여야 하는지 여부, 기타 교통사고 손해배상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사례를 중심으로 추후 다른 글로 설명하고자 한다. 앞으로 글을 읽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경력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변호사시험 4회
법무법인 한중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개혁위원회 위원 (역임)
대한변호사협회 청년특위 부위원장 (역임)
다시서기 종합지원센터 운영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