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손해배상의 기초 - 손해의 구분
자동차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 초기대응에 대하여 설명한 지난 기사 이후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들에게 많은 질문을 받았다. 다양한 질문이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손해배상의 개념을 잘 알지 못한 상태에서 나오는 질문들이 많았다. 이에 현실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일을 중심으로 손해배상의 개념을 설명하도록 하겠다.
<예: A는 교통사고를 당하여 일시적으로 하반신이 마비되고, 영구적으로 디스크가 생겼다. 하반신이 마비된 동안 치료비와 간병인 비용으로 1000만 원이 들어갔고, 앞으로도 당분간 치료와 간병인이 필요하다. A는 원래 월 매출 1000만 원의 식당을 운영했는데 다친 동안 일을 하지 못했다. A의 손해는 얼마로 보아야 하는가?>
교통사고 손해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우선 손해를 구체적으로 구분하여야 한다. 사고로 인한 손해는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적극적 손해(사고로 인하여 지출되었거나 앞으로 지출될 비용), 소극적 손해(사고가 없었을 경우라면 얻을 수 있었을 이익), 정신적 손해(정신적으로 입은 손해, 흔히 위자료라고 한다).
1. 적극적 손해
적극적 손해는, 직접적으로 지출되는 비용을 말하는데, 주로 병원 치료비, 통원비, 그리고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장례비와 같은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적극적 손해는 기왕의 치료비(손해배상 청구 또는 합의를 하는 시점까지 이미 지출된 병원비 등), 그리고 향후 치료비(청구 또는 합의 이후 지출될 것으로 예상되는 병원비 등), 개호비(간병비)로 나눌 수 있다.
기왕치료비는 현재까지 지출된 병원비를 의미하므로 산정이 쉽다. 병원 영수증과 간병인 비용 등을 잘 챙기면 된다. 물론 필수적인 의료행위가 아니라면 직접손해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음에 유의하여야 한다. 교통사고에서는 이 적극적 손해는 보험사가 지급보증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향후 치료비는 앞으로 발생할 치료비인데, 일반적으로는 산정이 어렵지 않다. 보험사는 자동차보험 약관상 현재의 부상 상태를 바탕으로 향후 치료비를 일률적으로 계산하는데, 그 액수에 불만이 있다면 소송을 하여 감정에 따라 계산할 수 있다.
다만 개호비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경우가 많고 그 액수도 천차만별이다. 개호비란 사고로 인한 중상을 입었을 경우, 충분한 치료를 받은 후에도 간병이 필요할 때 이 비용을 의미한다. 흔히 식물인간, 하반신마비 등 중상의 경우에만 발생한다고 생각하나, 병원에 입원해서 환자가 움직이지 못하여 간병인이 필요한 경우에도 개호비가 인정된다. 한편 간병인 대신 가족이 직접 간호를 하는 경우에도 개호비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가족이 그 개호비를 받을 수 있다. 이 개호비는 주로 해당연도의 도시일용노임을 기준으로 계산하는데, 법원의 도시일용노임보다 보험사의 도시일용노임이 적은 경우가 많다. 만약 영구적인 장애가 발생하면, 개호가 필요한 기간이 길어져 개호비의 액수가 다른 손해배상액을 한참 넘어서는 경우도 많다. 결국 도시일용노임의 사소한 차이가 총 손해배상액에서는 몇 백만 원 이상의 차이가 나는 경우도 많고, 노동력 상실 등의 작은 차이가 총액의 큰 차이로 이어지므로, 개호비가 발생할 정도의 중상을 입은 경우에는 전문 변호사를 선임하여 소송하는 것이 거의 필수적이다.
2. 소극적 손해
소극적 손해란, 사고가 없었을 경우에 피해자가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을 사고로 인해 받지 못한 부분을 의미하고, 흔히 일실이익(逸失利益)이라고 한다. 예컨대 사고로 생명을 잃었다면, 만약 살아있었을 경우 사망자가 어느 정도의 수입을 올렸을 지를 계산하는 것이다. 생명을 잃지 않은 경우라면, 상실된 노동능력의 가치를 사고 당시의 소득이나 추정 소득(통계적 소득)과 곱하여 얼마큼의 손해를 보았는지 계산한다.
중상의 경우에는 개호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만, 중상이 아닌 경우에는 전체 손해 중 이 소극적 손해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데도, 해당 손해가 존재하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 처음의 든 예에서 입원한 기간 동안의 손해가 일실수입이라는 것은 알기 쉽지만, 퇴원 후에도 디스크로 인하여 일을 원활히 하지 못한 부분도 손해로 보아 배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간과하는 것이다.
일실수입은 상실된 노동능력의 가치가 얼마나 되는지, 소득은 얼마나 되는지를 구하는 것이 관건이다. 노동능력 상실 정도는 법원 감정의의 감정에 따르는데, 감정의에 따라 그 소견이 차이가 날 수 있다. 감정의에게 부상 정도를 적극적으로 소명하고, 가능하다면 미리 신뢰할 만한 의사에게 감정을 받아 감정의를 설득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수입의 경우에는 사고 당시의 수입을 기준으로 하는데, 일반적으로는 소득세 원천징수내역을 바탕으로 수입액을 책정하나, 이에 드러나지 않는 현금 수입 등이라 하더라도 제대로 소득임을 입증할 수 있다면 수입액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만약 현재 수입이 없거나 제대로 알 수 없는 경우에는 피해자의 직업에 따른 통계 소득을 기준으로 하고, 직업도 불분명하면 도시노동자 일용노임을 기준으로 한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사고 당시 특별한 사정에 의한 손해는 ‘특별손해’라 하여 일반적으로 배상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예컨대 집 계약을 하러 가는 길에 사고를 당하여 집 계약을 하지 못했고, 이후 해당 집의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하더라도, 이는 배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 일실수입의 계산은 위에 나온 계산방법을 따르고, 가해자의 입장에서 예상하기 힘든 손해(특별손해)나 확대 손해는 배상의 범위가 되지 않는다.
3. 정신적 손해
지금까지 말한 손해에 포함되지 않는 손해는 모두 정신적 손해로 계산되는데, 흔히 위자료라고 한다. 실무에서는 사망의 경우 최대 1억 원을 기준으로 하여, 여기서 과실 비율을 공제하고, 영구적 장해가 생기는 경우에는 사망기준금액에서 노동능력상실률을 곱한다. 일시적 장해의 경우에는 일관된 위자료 계산 공식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고, 위 기준금액을 바탕으로 법원의 재량으로 위자료 액수를 정한다. 예컨대 얼굴에 상처가 생겨 심미적으로 문제가 생겼는데 장해 기준에는 이르지 못한 경우 등은 위자료 책정에 감안될 수 있고, 반면 상대방이 사고 협상 과정에서 좋지 못한 태도를 보였다거나 하는 점은 일반적으로 위자료 책정에 감안되지 않는다.
이렇듯 교통사고로 인한 손해를 계산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위 기준에 따라 손해를 구분하여야 한다. 각 항목에 따라 구체적으로 다툼이 존재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추후 설명하도록 하고, 다음 글에서는 경미한 교통사고의 경우 대처 손해를 배상받는 범위와 방법에 대해 설명하도록 하겠다.
변호사 박기태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변호사시험 4회
법무법인 한중 변호사
서울시 공익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청년특위 부위원장 (전)
대한변호사협회 대의원 (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