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든 가슴으로 시를 썼다고, 눈물로 시를 썼다고.
존재의 슬픔은 심해의 바닥을 딛고 또 다른 시작이 되었습니다.
시작과 끝은 다르지 않다고,
시가 된 삶은 세상 속에서 춤을 추라고 일러줍니다.”
누구나 상처는 있고, 누구나 슬픔은 있더이다. 때로는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내 삶이 흘러갈 때마다 방황하기도 하고, 우울하기도 했습니다. 마흔을 훌쩍 넘긴 자아들이 내 속에 서로 자신을 봐달라면서 소리칩니다. 갈등과 번민, 삶에 지친 나의 가슴은 모든 것을 받아들이기로 하였습니다. 그것은 삶의 포기와 다른 기도의 응답이었습니다. 온전히 내려놓고 나를 비울 때 차오르는 존재의 사랑이, 존재의 슬픔이, 가슴에 겹겹이 쌓여 시가 되었습니다. 시인들은 말합니다. 멍든 가슴으로, 눈물로 시를 쓴다고. 저도 이제 말할 수 있습니다. 멍든 가슴으로 시를 썼다고, 눈물로 시를 썼다고. 존재의 슬픔은 심해의 바닥을 딛고 또 다른 시작이 되었습니다. 시작과 끝은 다르지 않다고, 시가 된 삶은 세상 속에서 춤을 추라고 일러줍니다.
- 본문 시 <천국이라 하네> 中에서 -
아파도
천국이라면
사랑이 있어서겠지
슬퍼도
천국이라면
사랑이 있어서겠지
오직
사랑만이 있다면
만날 수 있는 세상
지옥이라도
그곳을 천국이라 하네
그대만이 있다면
천년의 약속은 하나의 약속에서 시작되었다. 단 한 사람의 약속, 시집을 내겠다는 나의 약속은 꿈같은 세상으로 나를 인도했고, 그것은 현실이 되었다. 나는 천년의 지고한 오묘함 속에 끊임없이 차오르는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그것은 작은 꽃망울이었다. 님 향해 목 놓아 울 적에 길이 드러났다. 그것은 사람꽃이 되어 그대 안에서 피기 위해 내가 가야 할 길이었다. 그 길은 순례의 시작이었다. 천년의 약속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사람꽃은 그렇게 꽃으로 피어나기 시작했다.
(한미려 지음 / 보민출판사 펴냄 / 168쪽 / 46판형(127*188mm) / 값 8,8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