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소개>
저자의 수필 작품 중에서 삶의 지침이 되고 위로가 되는 작품을 선별하여 수록한 책이다. 오래 걸어왔던 작가의 지난한 인생을 스스로 돌아보며 잘 견디며 살아온 자신의 삶에 후회는 없다고 고백한다. 지금도 여전히 나아가고 있는 삶의 길에서 저자는 각자의 삶을 살아내고 있는 독자들에게 단단히 살아내야 하는 이유를 문장을 통해 일러주고 있다. 살아가면서 무엇을 했느냐보다 누구를 만났느냐가 중요하다고.
<출판사 서평>
수필가 박성숙의 『향기를 수놓다』는 저자의 수필집 『은구비』, 『우엉 캐는 날』, 『바람의 무늬』에서 선별한 작품을 수록한 선집이다. 작가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지나온 시간은 어떤 의미가 있으며 어떻게 나에게 영향을 끼치는지 잔잔하고 나긋하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산다는 것의 목적이 확실치 않다고 느껴질 때 읽으면 좋은 수필집이다. 작가 특유의 유쾌하고 다정한 문체가 저절로 웃음 짓게 만든다.
<책 속으로>
집에서 몇 발짝만 나서면 맑게 흐르는 개울에 징검다리가 놓여 있고 하얀 돌로 정연하게 쌓아 올린 개울둑이 인상적이다. 나는 여기에 올 때마다 몇 번이고 징검다리를 건너보기도 하고 물고기들이 노니는 것을 지켜보기도 한다. 더구나 돌다리를 비켜 흐르는 맑고 고운 물소리는 마음을 촉촉이 적셔주는 노랫소리다.
아름다운 들, 맑게 흐르는 물, 청초한 들꽃이 있어 좋은 곳이지만 ‘은구비’라는 마을 이름을 더 좋아한다. 처음 그 이름을 들었을 때 마음에 꼭 드는 이름이었다. 낙엽이 다 진 늦가을 어느 날, 뒷산 제일 높은 봉우리에 올랐을 때였다. 마을을 내려다보다가 이상한 것을 발견했다. 하얀 선 두 줄기가 또렷하게 굽이굽이 산모롱이를 돌아가는 것이 보였다. 두 선은 합쳐지지도 더 멀어지지도 않고 다정하게 달려가는 모습이 신비스럽기까지 했다. 그중 한 선은 한길인 것을 금세 알 수 있었지만, 또 한 선은 물줄기였음을 조금 후에야 깨닫게 되었다. 흐르는 개울물이 햇볕에 반사되어 은빛으로 비친 것을 신기한 것이나 발견한 것처럼 “그래, 은구비 꼭 맞는 이름이야!” 나도 모르게 큰소리로 외쳤다.
-본문 ‘은구비’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