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인터뷰1 친밀감 (가족생태융복합연구소 저, 출판사 forward)



책 소개

 

주변인터뷰는 유명인은 아니지만 우리가 매일 만나는 주변 사람들의 감정에 대해 인터뷰 형식을 빌려 듣고 엮은 책이다.

 

시리즈 1편에서 다룬 첫 감정은 친밀감으로 tv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로부터 시작되었다.

 

데뷔 15년 차를 맞은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멤버가 함께 술을 먹은 다음 날, 잠에서 깬 민호의 물 좀 떠다 달라.”라는 요청에 키는 미친 거 아냐?”라고, 스튜디오의 코드 쿤스트는 친구 사이에 물은 자기가 떠다 먹어야지.”라고 말했다. 기획자는 키와 코드 쿤스트는 대체 왜 친한 사이에 물을 떠다 줄 수 없다고 하는 거지?’ 의문을 가졌고, 다양한 자리에서 이 주제에 대한 수다와 토론을 이어갔다.

친한 것과 친밀한 것은 왜 다른지, 친밀한 사이에서 어디까지 가능한지 친구, 동료, 후배, 제자 등의 주변인들과의 수다의 자리는 그들의 주변인에게 뻗어나갔고 그 물음과 답변은 인터뷰가 되어 책으로 묶였다. 그리고 독자에게 물어본다.

 

당신에게 친밀감은 무엇입니까?”

당신은 지금 곁에 있는 사람과 친밀합니까?”


주변인터뷰는 다양한 시각을 기록하고자 다양한 연령의 인터뷰이를 모으려 고심했고, 그 결과 19명의 인터뷰이를 대상으로 13개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13개의 인터뷰 중 낮에는 초등학교 교사이면서 밤에는 벨리 댄서의 삶을 사는 50대 여성과 나보다는 돌봄이 먼저인 육아휴직 중인 40대 여성의 인터뷰를 읽으며 일과 가족에 가려진 자신의 삶을 찾으려 노력하는 모습에 응원을 보내게 되고, 20대 인터뷰이들을 통해서는 더 이상 감정의 대상이 인간만이 아니라는 친밀감을 대하는 새로운 시선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누군가에게 주변인인 당신도 친밀감 인터뷰에 참여한 19명의 인터뷰이들을 통해 미쳐 돌보지 못한 친밀감이라는 감정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당신의 친밀감은 안녕하십니까?


 

편집자의 글

 

GPT”를 화두로 인공지능의 끝이 어디인지 가늠도 안 되는 2023, 주변인의 주변인들이 모여 감정관계에 대해 듣고 글로 옮기기 시작했다.

 

인터뷰, 책이 되다.

 

20226월 선후배 여럿이 모인 자리에서 주변인터뷰 기획자에게서 친밀감을 주제로 한 인터뷰 책을 만들어 보자는 농담 같으면서 꿈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책은 읽기만 좋아하지, 내가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 적 없어 농담한다 생각했고, 언젠가 작은 책방 주인이 되고 싶은 아주 큰 바람이 있어 꿈같다 생각했다.

그리고 몇 주 후, 경기도 어딘가 회의실에 비슷하게 소환된 낯선 이들이 모였다. 첫 모임 이후 얼마 간은 이게 가능한 일인가?’, ‘내가 누굴 인터뷰하지?’, ‘책은 고사하고 인터뷰가 될까?’, ‘대체 친밀감이 뭐지?’, ‘과연 이 책은 팔릴까?’ 의심을 품었지만 사실은 나도 깊이 생각해 보지 못한 감정을 소재로 이제껏 제대로 된 글을 써 볼 기회가 없던 우리가 책을 만든다는 것이 어색하고 낯설어 나온 반응이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뷰어가 되기로 한 우리는 몇 차례 모임을 통해 생각과 질문을 가다듬었고 다양한 주변인들을 인터뷰이로 섭외해 각기 다른 이야기를 듣고, 서툴지만 글로 남겨보기 시작했다. 원고가 하나 둘 모이자 신기하게도 인터뷰이들의 입을 통해 나온 이야기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듯 의도치 않게 이미 발표된 전문가들의 이론과 맞닿아있는 것을 목격했다.

 

원고를 정리하며 읽고 읽고 또 읽는 과정에서 처음 기획할 때 책에 넣고자 했던 전문가의 글은 주변인의 다양한 생각을 듣는데 방해가 된다고 판단해 넣지 않기로 했다. 먼저 읽은 누군가는 흰죽 같은 원고가 나왔다.”라며 좀 더 자극적인 이야기를 기대하는 듯도 했지만 우리의 일상은 생각보다 스펙터클하지 않으며, 자극적이기보다는 하루하루 별일 없이 지나가는 것에 안도한다.

 

인공지능관련 이야기가 넘쳐나는 가운데, 올해의 소비트렌드 중 하나인 호모 프롬프트라는 키워드를 보면서 결국 AI에게 원하는 답을 얻어내기 위해 중요한 것은 인간이 던지는 질문이 아닐까 생각했다. 프롬프트의 결괏값이 인간이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은 결국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그 시작은 인간에게 있다는 것 아닐까?

가끔은 자극적인 재밋거리를 찾기보다, 내 안의 감정과 내 주변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고 숨고르기 할 시간도 필요하다.

그래서 흰죽같은 우리 주변인의 이야기가 더 의미있게 다가온다.

 


차례

 

감정과 관계에 대한 기록을 시작하며

 

Interview

- 나와 친해지기

- ‘나를 위한 한 뼘을 지켜내는 일

- ‘진짜 내 목소리를 들려주는 것

 

(선 지키기 vs 선 넘기)

- 너니까: 인터뷰에 응답하다

- 직선과 곡선

- 바운더리

 

관계를 쌓다

- 대화로 쌓다

- 4년째 연애 중

- 가장 가까운 원거리 부부

 

최소한 따뜻할 것

- 무미건조한 삶도 괜찮나요?

- 따뜻한 삶의 위로

- 친밀감에 대한 기록

- 우리에게 친밀감이 필요한 이유?

 

Observation

- 낯가리는 내향인의 관찰일지

 

부록

- 친밀감의 구성

- 친밀감의 의미 확장

- 친밀감의 국가별 정의

 

 

책 속에서

 

나는 못난 사람’, ‘정말 이렇게 살아도 될까?’ 이런 생각만 하던 사람인데 지금은 내 존재 자체가 괜찮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확고해졌어요. 그런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 게 춤이에요. _p.22

 

지금은 사람 만나는 것 자체에 대한 부담이 줄었어요. 친구들과의 관계에서도 뒷걸음질 치는 게 아니라 좀 당당해지는 것 같고. 친구들이 많이 변했다고 그래요. ‘스스로가 당당하게 서야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순탄하게 맺을 수 있는 거구나. 또한 교류도 대등하게 할 수 있는 거구나.’를 느끼죠. _p.24

 

저는 춤추는 날 봐주는 관객들에게 친밀감을 느껴요. 사람들이 콘서트장에서 가수에게 호응해 주는 건 나는 너의 재능을 인정하고, 지지해 준다.’라는 거잖아요. 사람과 직접 대화를 주고받아야만 친밀감이 생기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_p.25

 

관계에서의 노력, 받아들이려고 하는 노력. 어느 수준까지는 내가 양보하고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희생하고 맞춰주면서 노력을 하는 거죠. 그리고 한 발짝 물러나서 약간 관조하면서 관계를 조절하는 거죠. 제가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관계를 위해 거리를 두고 참는 거예요. 어떻게 보면 나는 이렇게 고치고 싶고, 이렇게 하고 싶은데 그걸 안 하는 거잖아요. 그 사람한테 맞춰주면 나는 참게 되는 거니까 그게 노력이겠죠. _p.31

 

제가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이런 걸 되게 싫어하거든요. 남편하고도 서로 누구 씨하고 이름을 불러요. 평상시에도 존댓말을 쓰려고 하고요. 온전한 나로 인정받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어떤 대상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독립된 나 자신을 알아가는 게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_p.46

 

남편과의 친밀감도 내가 나로서 설 수 있도록 그 사람이 지켜주고 이해해주고 공감해줘서 강해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_p.47

 

수술을 받고 나서 내가 먼저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전에도 그런 욕구가 제 안에 있었을 텐데 그런 생각을 밖으로 꺼내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는 그런 욕구를 내보이지 않으면 나중에 더 힘들 수도 있다는 걸 알았어요. 길게, 멀리 봤을 때 나 개인을 떠나 우리 가족이나 주변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겠구나. 일단은 내가 먼저 나를 바라보고 나에 대해서 생각하려고 해요. ‘나를 더 많이 생각하는 것이 결코 이기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생각하게 된 것 같아요._p.55

 

저는 친밀한 사이라면 웬만한 건 다 드러낼 수 있고 다 가능한 것 같은데요. 우선 신체적 영역부터 생각

해보면, 친밀한 상대 앞에서는 목소리부터 달라져요. 목소리가 좀 낮고 독특한 편이라, 보통은 높은 목소리로 꾸며서 말하는 편이거든요. 그런데 친밀한 사람들에게는 본래의 목소리로 편하게 이야기해요. 남들에게 보이기 싫은 힘들었던 이야기를 개방하듯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나오죠. _p.64

 

편한 사람은 만나러 갈 때 긴장이 안 돼요. 만나서 얼굴을 봤을 때 웃음부터 나와요. 이 사람이랑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앉아서 떠들거나 산책만 해도 즐겁고, 뭘 해야 할지 고민도 없어요. 무언가를 희생해야 할 때 망설임이 없어요. _p.78

 

제 커리어는 제가 만들어가고 싶고 제가 해내고 싶어요. 저에겐 제 뒤에서 잘하고 있어!’라고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요. _p.79

 

친밀한 대상이 누구냐고 얘기했을 때 보통은 내가 자주 만나거나 가까이 있는 가족과 제일 친한 친구가 떠오르고, 많이 사용하는 물건들도 떠올라요. 물리적 거리는 멀지만 정신적으로 위로를 받고 의지하는 대상이 곁에 있는 사람들보다도 더 친밀한 관계일 수 있겠다고 생각해요. 제가 좀 스트레스를 받거나 힘든 일이 있거나 위로를 받고 싶을 때 그 문제에 대해 상대에게 얘기를 하지 않으면 위로받기 어렵잖아요. 하지만 아티스트 영상은 굳이 제가 그들에게 상황을 설명하지 않아도 보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고 위로를 받을 수 있어요. 그 순간만큼은 아무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_p.106

 

친밀한 사람은 편하기 때문에 상처 주는 경우가 생기는 것 같아요. 친밀해서 말을 막 한다든지, 감정을 가감 없이 드러낼 때 불편하거나 상처를 받기도하죠. 친밀한 관계에서도 어느 정도의 선을 지켜야 하는 것 같아요. 곁에서 오래 함께하고 싶을수록 그런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_p.110

 

서로의 공통점을 발견하고 호감을 느끼는 것이 관계의 시작인 것 같아요. 호감이 있는 사람과 대화를 하

면서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고, 더 친밀해지려면 어떤 이야기를 해야겠구나 생각하면서 대화하는 편이에요.

호감을 느끼는 단계에서 서로 더 발전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그게 친밀해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속마음까지 얘기할 수 있어야 친밀한 것이 아닐까 싶어요. 나를 개방하고 노출하는 과정이 필요한 거죠. _p.118

 

작성 2024.05.10 11:29 수정 2024.05.10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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