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을 위한 편집자의 독서법 (3)

입력시간 : 2019-10-22 11:55:19 , 최종수정 : 2019-10-22 11:55:19, 이시우 기자

기획을 위한 편집자의 독서법 (3)

 

셋째, 만들고 있는 책의 유사도서를 섭렵하라

편집자C. 고고학자 브라이언 페이건이 동물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쓴 인문서를 편집 중이다. 원고 매수는 1,600매가 넘는다. 미주까지 합하면 책으로 만들어서 400쪽이 훌쩍넘을 듯하다. 페이건이라는 저자도 낯선 데다 지금까지 고고학이나 무거운 인문서는 몇 권 읽어보지도 않았다. 난감하고 답답하다. 해결법은?

1. 대충 만든다, 2. 한 권의 책을 만지는 시간은 대략 2-3달. 1년에 4권의 책을 편집한다고 할 때 한 사람의 편집자가 10년 동안 쉬지 않고 출판사에 근무한다고 해도 직접 만들수 있는 책은 고작 40여 권뿐이다(10년이 지나면 대부분 관리자가 되기 때문에 직접 만든다고는 할 수 없다). 1년에 수만 종이 출판되는 걸 생각하면 엄청나게 적은 숫자이다. 이렇게 소중한 한 권을 대충 만들어버린다는 건 본인의 인생이나 회사에 큰 손해이고, 낭비이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보통 다음번에 자신이 어떤 책을 만들게 될지는 연간 출간계획표를 통해서나 회의를 거치면서 미리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그 저자의 다른 책이나 유사도서를, 편집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구입해서 읽어볼 필요가 있다. 최소 3권에서 5권 정도가 좋다(이 부분은 자비부담이 어려우니 회사에 강력하게 요청해야 한다). 그렇다고 근무시간에 그 책을 읽고 있으면 밉상 직원이 될 수 있다. 출퇴근 전철 정도가 가장 좋은 장소이다. 다른 책과 비교를 하다 보면 원고의 강점을 어떻게 살릴지, 저자가 먼저 썼던 책과 어떻게 차별화할지 궁리를 하게 된다. 그 책에 대해 고민하고 궁리하는 시간이 많으면 많을수록 어쨌든 책을 ‘잘’ 만들게 된다. 이런 귀찮은 독서가 그 책만을 만들기 위한 것은 아니다. 이런 방식이 쌓이고 쌓이는 ‘그때’가 되면 일일이 이렇게 하지 않아도 ‘이루어지는’ 때가 올 것이다.

 

편집자들에게 독서는 때로 고통이다. ‘어쩌면 이렇게 기획을 잘 했을까’부터 ‘이 표지작업은 누가 디자인한 거지’ ‘헛, 이런 곳에 오타를 내다니’ ‘문장이 매끄럽지 않네’ 등등 책에 몰입하기도 전에 이런저런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해진다. 어쩌면 편집자가 된 순간부터 우리는 독자로서의 기쁨을 빼앗겼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익히 다들 아는 것처럼, 자신이 만드는 책의 가장 열혈독자가 되는 것이다(다른 책 두리번거리지 말고 만드는 책이라도 꼼꼼히 읽자!).


자료제공 : 투데이북스

 

편집자를 위한 출판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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