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노동역사관은 오는 4월 7일부터 5월 31일까지 제주 출신의 민중판화 거장 박경훈 작가의 목판화 초대전 <백골난감>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울산민주화운동기념계승사업회가 공동 주최하며, 노옥희재단과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울산북구청이 후원한다.

■ 백골의 미소로 되살린 78년 전의 기억
제주에서 나고 자란 박경훈 작가(1962~ )는 1985년 첫 판화전 이후 열한 번의 개인전을 통해 꾸준히 '제주 4·3'을 작품의 화두로 삼아왔다. 이번 전시명인 <백골난감> 역시 78년 전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 아래 학살로 쓰러진 영령들을 '백골'의 모습으로 소환하여 현시대를 관통하는 작가의 시대정신을 담아냈다.
작품 속 백골들은 슬픈 표정의 생존자들과 달리 깊은 미소를 머금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죽어서도 떠나지 못한 이들이 후대에게 건네는 위로와 같다. 특히 '4·3 재심 청구서'를 든 채 정면을 응시하거나, 재심 개시를 결정하는 201호 법정 입구를 서성이는 백골의 모습은 과거의 상흔이 현재진행형임을 시사한다.

■ 제주를 넘어 대한민국 현대사로 확장된 서사
박 작가의 작품 세계는 제주에만 머물지 않는다. 전시는 1895년 동학농민항쟁부터 일제강점기 독립운동, 1960년 4월, 1980년 5월, 1987년 민주항쟁과 노동자대투쟁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현대사의 굵직한 흐름을 판화의 칼끝으로 응축해냈다.
특히 2024년 거리로 나섰던 국민들 옆에 4·3 영령들을 함께 배치한 대목은 과거를 향한 애도를 넘어 새로운 도약의 원동력을 모색하려는 작가의 의지를 보여준다.

■ 울산과 작가의 '뜻깊은 첫 인연'
그간 국내외 수많은 도시에서 전시를 이어온 박경훈 작가에게 이번 울산 전시는 생애 첫 방문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전시장에는 2025년 제주, 서울, 광주 전시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던 작품들과 새롭게 준비한 신작을 포함해 총 50여 점이 내걸린다.
민중판화 특유의 흑백 음영을 영리하게 사용하여 단조로움 뒤에 층층이 겹쳐진 서사를 돋보이게 한 점은 이번 전시의 백미로 꼽힌다. 울산노동역사관 관계자는 "현대사의 파노라마를 목판화의 매력을 통해 울산 시민들과 공유하고자 한다"며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를 기록해온 거장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 개막식은 4월 7일 오후 6시 울산노동역사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전시 개요
○ 전시기간 : 4월 7일 - 5월 31일 (개막식 : 4월 7일 18시)
○ 전시장소 : 울산노동역사관 기획전시실
○ 전시작품 : <백골난감> 전시판화를 중심으로 50여점
○ 주 최 : 울산노동역사관, 울산민주화운동기념계승업회
○ 후 원 : 노옥희재단, 금속노조현대자동차지부, 울산북구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