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연의 디카시 갤러리] - 아내 / 박해경시인

아내


벙어리 삼년 

눈 봉사 삼년

귀머거리 삼년 또 삼년

평생 그대에게 꽂혀

날개를 접어 버린 내 이름은 아내

 


디카시집 《삼詩 세끼》 중에서


 

박해경의 디카시 중에서 단연 수작으로 뽑을만한 작품이다. 아내라는 이야기를 이렇게 오래된 나비경첩을 보며 떠올렸다니 놀랍다. 아내라는 자리는 예전에는 며느리라는 자리로 있을 때는 시어머니의 시집살이에 자신의 이름마저 접고 사는 삶 이었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우스갯소리로 시어머니들이 며느리들의 눈치를 보며 산다고 한다. 그만큼 세태가 많이 변한 것도 현실이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여자의 이름은 얼마나 다양한가. 그리고 사람이 겪을 수 있는 가장 큰 고통이 해산하는 고통이라고 한다. 그걸 감내하는 것이 또한 여자의 일생이다. 그걸 알면서도 평생 갈 수 있는 것이 그대라는 사랑 때문이란다. 박해경 시인의 디카시에 대한 사랑도 변함없이 이렇게 이어지리라 믿는다. 디카시에 대한 사랑이 단단한 열매로 맺어져서 디카동시집 한 권으로 만들어지기를 고대하며 기다릴 참이다.

- 임창연(시인, 문학평론가)

 

■ 디카시는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감흥을 일으키는 형상을 디지털카메라로 찍어서 문자와 함께 표현하는 방법이다. 이미지+문자(5행 이내)가 결합되어 한 편의 디카시가 완성되는 것이다. 디카시는 중·고등 국어 교과서 수록까지 이어져, 시의 한 장르로 충분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 창연출판사 제공

이시우 기자
작성 2018.08.06 15:24 수정 2018.08.0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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