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자신이 진행하는 책이 어떤 책인지 제대로 아는 편집자
가끔 제목안이나 표지안, 심지어 보도자료를 가지고 오는 후배 편집자들에게 잔소리를 하게 될 때가 있다. 제목이나
표지 콘셉트가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과 다른 경우일 때가 그 경우인데, 이 때마다 나는 그 책의 출간기획서를 다시 들춰보곤 한다. 국내물이든 외서 번역물이든 책을 만들다 보면 기획서를 작성할 때의 콘셉트와 달라진 경우가 의외로 많다.
기획부터 저자를 섭외하고 원고 집필, 원고 검토, 디자인과 교정교열을 거쳐 제작 후 마케팅까지 일련의 작업을 진행하는 기간은 최소 몇 달부터 1~2년의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렇게 긴 시간을 매달려 진행하다 보면, 의외로 많은 편집자들이 애초 기획단계에서 생각했던 책의 정체성(identity)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있다. 물론 원고 집필 과정에서 콘셉트를 바꾸거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트렌드가 달라질 수도 있다. 하지만 바뀌면 바뀐 대로, ‘이 책’의 담당자는 처음 기획단계에서의 기획의도와 편집방향, 그리고 변경을 한 이유와 변경하는 새로운 정체성에 대한 개념을 확실히 꿰고 있어야만 한다.
자신이 담당한 책이 우리 출판사에서 어떤 역할을 맡아줄 책인지, 어떤 의도로 기획했는지를 확실하게 인지하고, 이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본인이 직접 기획한 책이든 아니든, 그 책의 담당자가 된 사연은 다양할 것이다. 하지만 애초 그 책이 세상에 나와야 할 이유를 흔들리지 않고 잡고 가야 하는 사람은 그 책의 진행을 지시한 편집장도, 대표도 아닌 담당 편집자 본인이어야 한다.
혹시 저자의 변심이나 출판사의 편집장이나 대표의 주문으로 콘셉트가 바뀌게 된다고 하더라도, 그 책의 정체성을 놓치지 말고 있어야 하는 것은 여전히 담당 편집자 자신인 것이다.
자료제공 : 투데이북스









